와트가 큰 광원이 더 밝지 않다 — 출력과 휘도
광원 사양의 와트(W)는 밝기가 아닙니다. 현미경이나 파이버처럼 좁은 구멍으로 빛을 밀어 넣을 때 살아남는 값은 면적당 밝기, 곧 휘도입니다.
광원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숫자는 와트(W)입니다. 10W보다 25W가 밝을 것 같고, 실제로 방을 밝히는 조명이라면 그 직관이 맞습니다.
그런데 현미경에 붙이거나 광섬유에 물릴 광원을 고를 때는 이 직관이 자주 어긋납니다. 25W짜리를 달았는데 0.3W짜리보다 어두운 일이 벌어집니다.
빛은 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현미경도 광섬유도 빛이 들어가는 입구가 정해져 있습니다. 광섬유의 코어는 지름 3mm, 현미경의 시야 조리개도 그만한 크기입니다. 광원이 아무리 많은 빛을 내도 그 구멍에 들어가지 못한 빛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광원이 내는 빛의 총량이 아니라, 얼마나 좁은 면적에서 그 빛이 나오는가입니다. 같은 양의 빛이라도 발광면이 넓으면 구멍 밖으로 흘러넘치고, 발광면이 작으면 고스란히 들어갑니다.
출력과 휘도
두 값을 구분해 부릅니다.
| 뜻 | 단위 | |
|---|---|---|
| 출력 (Power) | 광원이 내는 빛의 총량 | W, lm |
| 휘도 (Brightness) | 발광 면적당 빛의 양 | lm/mm² |
실제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고출력 광원 | 고휘도 광원 | |
|---|---|---|
| 전력 | 25W | 0.27W |
| 광속 | 8,400lm | 100lm |
| 면적당 밝기 | 4.3 lm/mm² | 253 lm/mm² |
총 광량은 84배 차이인데, 면적당 밝기는 거꾸로 59배 차이가 납니다. 좁은 구멍으로 빛을 보내야 하는 용도에서는 뒤의 값만 의미가 있습니다.
카탈로그의 W 표기는 “이 광원이 얼마나 전기를 먹고 얼마나 많은 빛을 내는가”이지, “내 광학계에 얼마나 들어올 것인가”가 아닙니다.
발광면을 줄이면 되는 것 아닌가
원리상 그렇습니다. 그래서 LED는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전류를 밀어 넣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패키지 등급이 그 역사입니다.
| 패키지 | 구동 전류 | 구조 |
|---|---|---|
| DIP (Dual In-line Package) | ~30mA | 가장 오래된 일반형 |
| SMD (Surface Mount Device) | ~300mA | 현재 가장 널리 쓰인다 |
| COB (Chip On Board) | ~2A | 보드 위에 칩 하나 |
| 고휘도 COB | ~18A | 작은 면적에 고휘도 칩 구성 |
| MCOB (Multi-COB) | ~10A | 보드 위에 칩 여러 개 |
DIP에서 고휘도 COB까지 구동 전류가 600배 늘었습니다. 발광면 크기는 0.2mm에서 7mm 사이로 용도에 따라 고르되, 면적당 전류 밀도는 계속 올라간 셈입니다.
대가는 열입니다. 좁은 면적에 큰 전류를 넣으면 그 자리에서 열이 납니다. LED는 접합 온도가 오르면 광출력이 떨어지고 수명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고휘도 칩을 쓰는 광원은 예외 없이 냉각 설계가 본체 크기를 지배합니다 — 방열판, 팬, 심하면 수랭 순환까지 들어갑니다.
그래서 무엇을 보고 고르나
광원 사양서에서 확인할 값의 순서입니다.
- 발광면 크기 —
2.2 × 2.2mm처럼 적혀 있습니다. 이 값이 없으면 휘도를 계산할 수 없습니다. 내 광학계의 입구보다 크면 넘치는 몫이 생깁니다. - 광출력 또는 광속 — W나 lm. 1번과 나누면 면적당 밝기가 나옵니다.
- 파장 — 형광이라면 형광물질의 흡수 파장과 맞아야 합니다. 백색광에서 필터로 잘라 쓰면 그만큼 버립니다.
- 냉각 방식 — 자연 방열인지 팬인지 수랭인지. 고휘도일수록 이 항목이 커집니다.
- 조광 방식 — 전류 제어인지 PWM인지. 정량 측정에는 전류 제어가 유리합니다.
정리
| 상황 | 봐야 할 값 |
|---|---|
| 넓은 면을 고루 비춘다 (배경 조명, 후면 조명) | 출력 (W, lm) |
| 좁은 입구로 넣는다 (광섬유, 현미경 광로) | 휘도 (lm/mm²) |
| 특정 파장만 필요하다 | 해당 파장의 출력 — 백색광의 총 출력이 아니라 |
방을 밝히는 일과 바늘구멍으로 빛을 밀어 넣는 일은 다른 문제입니다. 카탈로그의 큰 숫자가 어느 쪽을 말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광원 선택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