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자를 돌리지 않고 한 번에 재는 법 — 포토닉 결정
위상차를 재려면 편광자를 돌려가며 여러 장을 찍어야 했습니다. 화소마다 방향이 다른 편광자를 얹으면 한 장으로 끝납니다. 그 편광자를 만드는 방법이 포토닉 결정입니다.
복굴절을 재는 원리는 복굴절과 위상차에서 다뤘습니다. 시료를 지난 빛의 두 성분이 얼마나 어긋났는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어긋남은 무엇으로 잽니까.
돌려가며 찍으면 그사이에 값이 변한다
편광 성분을 나누려면 편광자가 필요합니다. 한 장으로는 한 방향밖에 못 보므로, 편광자를 돌려 가며 여러 장을 찍어 계산해 왔습니다.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찍는 동안 시료가 움직이거나 조명이 흔들리면 장마다 조건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한 장 찍고 돌리고 다시 찍는 사이의 시간이 그대로 측정 시간이 됩니다. 공정 라인에서 전수 검사를 하려면 이 시간이 문제가 됩니다.
화소마다 다른 편광자를 얹는다
해법은 편광자를 돌리는 대신 화소마다 방향이 다른 편광자를 붙이는 것입니다. 0°·45°·90°·135° 네 방향을 이웃한 네 화소에 나눠 두면, 한 번 찍는 것으로 네 방향이 동시에 들어옵니다. 돌릴 필요가 없으니 움직이는 시료도 잡히고, 측정은 한 장으로 끝납니다.
찍은 원본에서 같은 방향의 화소끼리 골라 모으면 방향별 영상 네 장이 됩니다. 대신 한 장의 화소 수는 원본의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문제는 그런 편광자를 어떻게 만드느냐입니다. 화소 하나가 수 마이크로미터인데 그 크기로 방향이 다른 편광자를 나란히 놓아야 합니다.
요철 위에 층을 쌓으면 모양이 복제된다
포토닉 결정은 그것을 적층으로 풉니다. 먼저 기판에 규칙적인 요철을 새깁니다. 그 위에 스퍼터링으로 막을 쌓는데, 쌓는 과정에서 퇴적과 깎임이 균형을 이루도록 조건을 맞추면 아래의 요철 모양이 위층에도 그대로 옮겨 갑니다. 층을 아무리 쌓아도 톱니 단면이 유지됩니다.
이렇게 모양이 스스로 복제된다고 해서 자기복제형(self-cloning) 이라고 부릅니다.
균형이 왜 필요한지는 쌓기만 했을 때와 비교하면 보입니다.
막 두께만 바꾸면 투과축이 뒤집힌다
이렇게 만든 다층막은 면 안에서 방향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편광자나 파장판으로 동작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향을 통과시킬지가 막 두께로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도호쿠대와 함께 낸 논문에 실측값이 있습니다. 주기 500nm 로 같은 요철을 낸 석영 기판에
- Nb₂O₅ 174nm 와 SiO₂ 460nm 를 번갈아 쌓으면 — 파장 1064nm 에서 요철 방향(TE) 을 통과시키고
- 같은 기판에 Nb₂O₅ 255nm 와 SiO₂ 330nm 를 쌓으면 — 같은 파장에서 요철에 직각인 방향(TM) 을 통과시킵니다
기판은 그대로 두고 두께만 바꿨는데 투과 방향이 뒤집힙니다. 통과하지 못한 성분은 흡수되지 않고 거의 전부 반사됩니다. 빛을 버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 장의 소자 안에서 구역마다 두께를 달리하면, 구역마다 다른 방향을 통과시키는 편광자가 됩니다. 화소 크기로 그렇게 나눈 것이 편광 이미지 센서이고, PA·WPA 시리즈가 한 번 촬영으로 위상차를 얻는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편광 카메라와 측정 시스템도 화소마다 편광자를 얹어 한 번에 찍는 방식입니다.

편광 이미지 카메라

스토크스 편광 카메라

고속 편광 카메라

소형 고속 편광 카메라

복굴절·응력 측정

넓은 범위 위상차 측정
재는 것을 넘어 만들 수도 있다
같은 소자를 레이저 공진기의 출력 거울 자리에 놓으면, 나오는 빔 자체의 편광 구조가 달라집니다.
보통의 레이저는 단면 어디를 봐도 같은 방향으로 진동하는 직선 편광입니다. 그런데 편광 방향이 중심에서 바깥으로 뻗는 방사 편광, 또는 중심을 둘러싸고 도는 원주 편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둘을 묶어 축대칭 편광이라고 합니다.
논문에서는 Nd:YAG 레이저의 출력 거울을 원형 이방성을 갖는 포토닉 결정 편광자로 바꿔 발진시켰습니다. TE 를 통과시키는 소자에서는 방사 편광이, TM 을 통과시키는 소자에서는 원주 편광이 나왔습니다. 빔 단면은 가운데 세기가 0 인 도넛 모양이 됩니다.
이런 빔이 왜 쓸모 있냐면, 렌즈로 모을 때 모든 성분이 같은 조건으로 입사하기 때문입니다. 가공용 레이저에서 효율이 오르고, 초점 부근에 광축과 나란한 전기장 성분이 생겨 분해능을 높이는 현미경에도 쓰입니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세기 분포는 광집게에도 적합합니다.
위 수치는 이노우에 요시히코 외, 「포토닉 결정 소자를 이용한 축대칭 편광 빔」(포토닉래티스 · 도호쿠대학 · 센다이응용정보연구진흥재단)에 실린 값입니다. 논문의 편광자는 1064nm 용이고, PA·WPA 시리즈의 측정 파장(520nm 또는 3파장)과는 다릅니다. 같은 제법으로 파장에 맞춰 설계한다는 뜻으로 읽어 주십시오.